오랜 시간이 흘러도 퇴색하지 않은 빛깔로 새롭게 해석되는 고전을 읽으며 혼란이 많은 시대 중심을 잡으며 지낸다.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문장들은 새로운 생각 열매를 거두는 씨앗으로 자신의 삶을 낯설게 보는 눈을 길러준다. 고전 속에 배인 의미를 찾아 자신을 성찰하는 공부에 도움 되는 책을 만났다. 고전을 공부하며 물음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생활의 방편으로 삼는 지식 공동체에서 펴낸 짧은 분량의 글에서 명쾌한 의미를 발견할 수가 있다. 쉬는 날이면 다관에 녹차를 넣고 식힌 물을 부어 차를 우려 마시며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을 즐긴다. 지금껏 책과 함께 생활하여 왔지만 교수 학습을 위한 방편으로 책을 많이 읽어왔는데 이제는 나 자신을 관리하며 군자의 덕을 갖추려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러 앞으로 오롯한 정신으로 사유하는 글 읽기가 그리 길지 않은 듯해서이다. 전쟁으로 어지러운 세상을 열어 나갈 사상가는 시대적 스승으로 자리한다. 비천한 출신의 공자는 3,000 여명의 제자와 함께 공부하고 경연을 벌여 왔다. 신분을 따지지 않고 제자를 받아들인 스승 공자는 삶의 윤리와 태도에 대한 가르침을 이들에게 전하였으며, 공부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인격 완성에 있다고 하였다.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가 아니겠는가.) 공자는 입신양명을 목표로 삼는 공부를 탈피하여 더 나은 나로 나아가는 배움의 과정은 성숙한 인격을 도모하는 공부로 삼았다. 프라하 출신의 카프카는 강인하고 독선적인 아버지의 권위에 눌려 위축되어 지내왔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기보다는 아버지가 정해 놓은 기준에 맞춰 살아내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왔다.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낮에는 보험회사에서 법률자문가로 생활하였고, 밤에는 글을 쓰는 문학인으로 생활하였다.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을 작품 속에 녹여 낸 카프카는 <<변신>>에서 자고 일어난 주인공이 벌레로 변신할 때 일어나는 사건들에 초점을 맞춰 소설을 전개했다. 카프카는 그의 아버지 시선과 손이 미치지 않는 문학의 세계에 심취하였다.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으로 일벌레처럼 일해야 했던 점을 일깨우며 몸의 감각과 행동이 바뀌는 변신을 작품으로 드러냈다. 금단의 상자를 열어 인류에게 죽음과 병을 안겨준 처녀 판도라의 상자 안에 들어있었던 희망 역시 고통의 씨앗으로 여기며, 희망은 절망을 뚫고 나가려는 질긴 발걸음이다. 루쉰은 작품 속에서 절망을 떨쳐버리는데 급급하기보다는 절망적 상황을 직시하고 깊이 성찰하여 끝까지 이겨내려는 근성과 용기가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꼴찌라는 상황을 창피하다고 그만두지 않는 끈질김, 꼴찌라는 수치심을 회피하지 않을 용기를 갖추고 절망을 이겨내려 노력할 때 우리는 희망으로 나아갈 수 있다. 동일한 소재를 고백하는 형식으로 담는 글이더라도 초점을 어디에 맞추고 있느냐에 따라 내용과 형식은 달라진다.개별성을 띠는 유기체로 한 개인의 고유성을 인정받기 위해 다양한 재능을 갖추고 자수성가한 프랭클린은 <<자서전>>에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취를 이룬 성공 법칙을 실었다. 이와 대별되는 루소는 실패와 불만족을 통해 만들어지는 내면세계를 응시하며 <<고백록>>에 한 개인의 민낯을 담아냈다. 그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9일 만에 죽은 루소의 어머니, 아내를 그리워하는 남편의 애달픈 그리움 등이 배태하는 죄책감, 수치심, 성적 욕망 등을 여과 없이 담았다. 소크라테스가 처형되었을 때 현실 정치에 환멸을 느낀 플라톤은 아테네를 떠나 10년 동안 세상을 떠돌았다. 그가 남긴 일곱 번째 편지에서 스승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철학하는 왕을 이상적인 왕으로 생각하며 철인군주론을 도모하는 길을 걸으려 했다. 형이상학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행함을 염두에 두고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가운데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플라톤은 생각했다. 이론적 지식을 주입하며 수동적으로 지내기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통제하며 일상의 주인공으로 살기 위해 경험하며 나아갈 때 필요한 공부는 나를 살리고 타인도 살려내는 지혜로 자리할 것이다.
공부는 너를 위한 것이다
너머학교 고전교실 2번째 편으로 전편에서는 학생 본인의 삶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면 이번 권에서는 학생들의 주 고민인 공부 에 대해 생각하고 성찰하며 다잡을 수 있는 물음들을 담았다. 남의 시선이나, 다른 외적 조건이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공부가 진정한 공부임을 말하는 공자의 논어 와 답답한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욕구와 감각과 관계를 바꾸라고 했던 카프카의 변신 , 루소의 고백록 , 루쉰의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 함께 공부하고 생활하며 영혼의 불꽃이 튈 때 진정한 지혜, 철학이 삶으로 드러난다고 했던 플라톤 편지 등 다섯 이야기를 담아 학생들이 갖고 있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벗어 날 수 있는 진정한 나를 위한 공부를 찾게 도와준다.
고전은 오래되었으나 늙지 않는다. 고전이 오늘 날까지 전해지는 이유는 시대를 꿰뚫는 그들의 물음이 오늘날의 사람들에게도 삶에 양분이 되고, 깨달음과 배움을 주기 때문이다. 단순히 따분하고 지루한 철학책이 아닌 재미있고 자유로운 형식을 통해 그들의 물음에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에 적용해보고 생각의 깊이를 피어오르게 할 수 있는 씨앗이 되기를, 저자들은 바라고 있다.
나를 위해 공부하라 · 공자 공자 -김현식
탈출하려면 변신하라 · 프란츠 카프카 변신 -박정수
내면의 지도를 작성하다 · 장 자크 루소 고백록 -현민
어둠 속에서 어둠의 모든 것을 보며 전진하라 · 루쉰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박정수
당신의 삶이 당신의 철학이다 · 플라톤 편지 -고병권
고전 및 인용문 출처와 더 읽을거리 /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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